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📍 1-27-10, Yoga, Setagaya-ku, Tokyo, Japan
멈춤의 미학
297 x 420 mm | 2022 Canon 650D | 50mm | F10 | 1/125s | ISO 100
항상 걷던 그 길 위에서.
일본 거리를 걷다 보면 아주 작은 골목이라도 '止まれ (토마레)', 즉 '일시정지‘라는 뜻을 가진 이 표지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. 이 표지판이 있으면 반드시 3-5초 정도 멈춘 후 주변을 확인한 뒤 지나가야 합니다.
어린 시절 살던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그 길 위에서 이 표지판을 다시 마주한 순간,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그 자리에 우두커니 멈춰 서봤습니다.
작년 2022년 한 해는 저에게 여러모로 잊지 못할 한 해였습니다.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상태로 ‘일시정지’된 삶을 살아간 기나긴 시간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.
인생에서 처음 느끼는 물리적인 고통, 심리적인 우울감, 불안감, 고독함 등에 휩싸이며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 시간만 멈춰버린 듯한 사무치게 외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.
하지만 이 표지판을 마주했을 때의 저는 깨달았습니다.
이제까지 항상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비록 부정적인 감정들일지라도 잠시 멈춰서 직면하는 그 시간이 어쩌면 나에게 필연적인 게 아니었나.
인생에서 쉼 없이 빠르게 나아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, 한 번쯤은 멈춰서서 나 자신과 내 주위를 찬찬히 돌아보는 것 또한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면서요.
이 작품을 보고 계신 여러분도 지금 그런 ‘일시정지’의 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.
다음 작품을 이어서 감상하세요.